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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원놀이

by 톨레 2020. 4. 15.

날씨는 화창한데 바람은 상당히 쌀쌀하네요. 독일은 날씨가 풀리나 싶더니 꽃샘추위로 얼마전엔 눈비까지 왔어요. 

기본적으로 외출을 삼가야 하는 상태가 되고부터는 눈길도 안 주던 테라스 앞의 작은 정원에 눈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겨울내내 자라난 온갖 잡초와 풀도 뽑아줬어요

아들이랑 의자에 앉아서 책도 읽고 햇빛도 쐬고 몇년째 방치되어

녹슬어가는  헬스 자전거라도 한 번 타려구요. 

 

정리하다보니 나름 보람도 있고 재미도 들려 예쁜 꽃나무라도 사서 심고싶지만  아무래도 때가 때이니만큼 좀 잠잠해지면 도전하는 걸로 하고 오늘은 그나마 있는 식물들에게 관심을 좀 더 두기로 했지요.

세계가 온통 코로나바이러스로 본의아니게 가정으로 혹은 나 스스로에게  돌아와서 머물러야 하는 이 시간이 결과적으로 좋은 영향력도 많이 생산해 내길 바랍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우리 맘과 행동에 달려있을테니까요.

 

테라스에 나가면 이사올 때부터 찬 밥으로 나와있는 헬스 자전거가 한 대 있어요.

몇 년 만에 존재의 가치를 마음껏 드러내고 있답니다. ㅎㅎ ~

의자 두 개만 갖다놓고 해를 좋아하는 아들이랑 둘이서 제일 많이 밖에서 놀아요

테라스 오른쪽에는 부추가 자라는 긴 화분이 있구요

테라스 왼편에는 파와 상추가 자라는 동그란 화분 세 개 

테라스 왼 편으로 걸어나가면 햇빛 잘 안 드는 음지에 심어진 올리브나무가 몸부림 치는 중이에요.

저 뒤에 보이는 커다란 화분으로 옮겨심어 양지바른 곳에서 잘 키워볼 생각이에요

이사오자 마자 심었던 붉은 살 사과나무가 앙상하게 키만 훌쩍 자랐지만 작년부터는 사과가 제법 열렸어요.

첨엔 크고 예뻤던 미니장미 나무가 한 켠에서 앙상하게 죽어가길래 양지바른 곳에 심어 심폐소생술을 해봤어요

그래도 새 잎이 돋아나는 뿌리가 있는 줄기가 세 개. 크기도 각각 달라 왠지 우리집 세 아이들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좋은 흙을 섞어 땅에 잘 심어주었어요

아직 밤에 영하로 내려가기도 하는 날씨라 가장 어린 나무를 위해 글래스 준비. 왠지 장미를 보호해주는 어린왕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얼마전에 너무 갖고 싶었던 빙앤그뢴달 나비 커피잔 세트를 구하게 되었는데 컵 하나가 박살이 나 있었어요. ㅠㅠ

투명하고 얇고 섬세한 몸이라  꼼꼼히 포장하지 않아서 소서도 거의 상하고 컵 하나는 금이 가고....그래도 버리기 너무 아까워서 가지고 있다가 장미 아래 묻어봤어요. 

깨진 컵의 다른쪽 면도 묻어줬어요

햇빛아래 우윳빛으로 빛나는 깨진컵을 꽂아놓고 좋아하는 저를 보노라니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장미가 예쁘게 자라 꽃을 피워내면 얼마나 더 예쁠까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오늘의 정원놀이 끝~ 모두들 편안한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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